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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 조금 지나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대문은 워낙 다른 집에서 열고 다녀서 열린것이 아무렇지 않았는데, 정작 집의 문이 반쯤 열려 있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아침에 문을 잘못 잠그고 나갔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오늘 아침 분명 문을 잠그고 한번 땡겨보고 나간 상황이 너무나 또렷이 기억이 났습니다.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 앉았습니다.
아무리 가지고 갈것이 없더라도 그래도 혹시나.....
속옷등이 있어서 색을 넣었습니다.
순간 그래도 집에서 가장 돈되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지문이라도 떠서 감정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일단 그대로 멈추고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역시 물건 손대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더군요.
다음 그나마 값이 나가는 목걸이,반지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하필 오늘따라 마누라가 지갑을 놓고 가서 속을 다 헤집어 놓았습니다.
평소 돈을 지갑에 많이 안가지고 다니는 습관에 지갑을 놓고도 그냥 간것을 보니 주머니에 돈을 넣어 있어서 출근하고도 그냥 갔나 봅니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확인을 차분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목걸이를 화장대에 아무렇게 놓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요?
비싼것이 아닌줄 알고 그냥 다 놓아두고 갔습니다.
제방에 반지등도 역시 아무렇게나 장난감 같은 서류함에 넣어두어선지 뒤져 보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그래서 잃어버린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오고 나서 이리저리 뒤저보니 제방 서랍의 외국돈들이 생각나더군요.
작은 상자를 열어보니 결국 도난 당한 물품은 미국달러 1달러짜리 몇장과 태국 잔돈 몇푼.
마누라 지갑에 얼마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 상황 도난당한 금액은 몇천원에 불과합니다.
경찰이 정말 다행이라고 하면서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저는 처음 정문위의 저문을 살짝 열고 철사등으로 문을 열었던 것으로 판단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저문을 공범이서 누군가 도와주고 저 문위를 통해서 들어왔고, 나갈때는 대문으로 당당히 나갔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잘 안 잠겨져서 이집에 이사온 2년동안 한번도 잠그지 않았던 창문이었습니다.
사람이 다닐수 있을까 꿈에도 생각지 못한 창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둑은 저기를 통해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하고 바라보니 누군가 높이를 도와주면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은 크기였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경찰이 가고 한번 잠그려고 힘을 줘보니 창문이 잠겨졌습니다.
순간 몇년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골목과 맞닿은 창문에 지갑을 두고 자다가 지갑을 누군가가 창문에 손을 넣고 가져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친형님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견물생심'
왜 보이는 곳에 놓아서 그냥 집어갈 수 있도록 했느냐며,
저보고 도둑을 만들었다고 저의 조심성 없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순간 '내가 집 관리를 잘못해서 또 범죄자를 만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잘 잠그고 방범창도 있었으면 들어왔을까?
경찰 말로는 저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것을 보니 인근의 어린 청소년들의 짓일 거라며 위 사진의 담배값과 몇장의 종이를 지문을 확인하기 위해 가져 갔습니다.
종이가 지문확인이 잘된다면서....
어려서 지문이 안나오면 후에 주민등록증 만들때 확인도 가능하다며, 채취해서 갔습니다.
정말 어린 마음에 순간의 잘못을 저지른 일일뿐이고, 솔직히 지금 현재는 도난 맞은 것이라고는 몇천원(외국돈) 정도인데, 백금 반지나 목걸이,고급 만년필등이 값나가는 물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어린 친구들이라면 혹시나 내가 또 범죄자를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불과 몇천원에 범죄자를 내가 만드는 것은 아닌가,평소에 주의를 했어야 하는데 하는 미안한 마음도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혹시라도 이런 상태로 퇴근하는 마누라를 맞을 수도 없었고, 놀랄까봐 연락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우선 집 정리부터 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좀 지나서 방범창 설치할때 말을 하겠지만 워낙 겁많은 마누라라 당분간은 비밀이 될것 같습니다.
오늘로 용인 어머니 집이 작년에 도둑 들고, 제가 지갑 한번, 자다가 문열어 놓은 틈을 타고 들어와 손지갑 통채로 도난 맞은 적 한번, 오늘로 3번의 도둑을 맞이 했습니다.
최근 7년사이에 가족들이 4번이라니 정말 걱정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112에 전화를 건 시간이 저녁 7시 39분인데, 경찰이 도착한 시간은 7시53분.
처음에 이렇게 늦어도 되는 건가 화가 나기도 했지만, 신고할 때 이미 상황 종료되었다고 신고했으니 당장 급한일은 아니니 늦을 수도 있겠지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경찰은 솔직히 썩 믿음직 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밥풀하나는 위력적이게 생겼고, 친절하게 상황 설명을 해주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지구대의 위치가 112 상황실에 전화를 걸었을 때는 한번 거쳐서 오기에 기본 5분에서 10분정도 걸린다며 지구대 전화번호를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갔습니다.
급한 용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주라며, 병원에 갈일이 생기는 일에도 바로 지구대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하여 조금은 안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112.
현 시스템이 이러면 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접수한지 14분만에 도착이라니.......쩝.
촛불집회에 남용할 공권력이 있으면 이런 상황실 연락체계에서부터 경찰들의 수가 좀 민생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처음엔 조금 실망했고, 그래도 친절했던 경찰들 덕에 자세한 상황을 알게 되었고, 후의 대처에 관한 마음도 다잡아서 불만이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어청수 청장께.
잘하는 촛불 막지 말고 민생 경찰 노릇이라도 제대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겁많은 울 마누라에게 나중에 어떻게 설명할지 좀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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