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린 시절에는 이른바 산동네라고 불리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이웃집들과 방과후 집에 가기 위해선 높은 산 하나를 올라야 집에 도착하는 성벽이 있는 그런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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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가 살던 곳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일부 길도 좀 넓혀지고 깨끗한 동네로 변모하는 중이니 아마도 비슷한 풍경이라면 아래의 골목이 많은 이런 모습이나마 남아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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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런 곳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도 많고 뭐 지금 사는 제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버지,어머니께서 새벽 동대문시장으로 가시는 모습을 손흔들며 치켜보고 가끔 공장의 미싱소리를 음악으로 여기면 넓직한 제단판 아래에서 잠을 자던 시절, 아버지께서 누비시던 예전의 동대문시장은 저의 놀이터였고, 시장 상인들은 다 가족 같이 여기셔서 가끔 어린 제가 길을 잃어도 금방 부모님 손에 이끌려가고는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이 너무 귀하게 여겨져 너무 꽉 진 나머지 손바닥에 100원 뒷면의 숫자가 새겨지도록 들고 다니던 그 시절에는 그저 그렇게 100원짜리 동전하나에도 행복해 하던 때도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열심히 미싱을 돌리고 재단을 하셔서 제법 큰 공장도 운영하게 되셨던 아버지,어머니께서 처음 삼성동에 우리집을 구입할때는 우리도 이젠 8학군에 산다는 우쭐함도 한때는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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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삼성동 아이파크가 세워지기 전의 경기고등학교 근처의 지금도 조용하지만 당시에도 너무 조용해서 서부의 무법자에 나오던 횡량함이 느껴졌던 동네.
후에 부모님의 어려움으로 생활이 어려워졌어도 그렇게 이 시절이 그립지만은 않았고, 단지 나하고는 안맞는 그런 동네였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돈에 대해서 눈에 뜨고 열심히 벌고 열심히 재테크를 하며 살면서 남들에게 아쉬운소리 안하면서 살 정도의 여유만 만들자는 작은 욕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조그마한 책방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조그마한 PC방이라도 운영할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고,외곽에서 책을 읽으며 우리 식구 먹을 야채를 구할 텃밭정도있는 작은 집정도의 여유만 있으면 노후에 남부럽지 않겠다는 욕심(?),아니 작은 꿈을 가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요즘은 재벌이 부럽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관심없다가 조금씩 세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재벌처럼 왜 여유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과 사회에 열심히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형편과 나의 나약함, 아무리 이렇게 외쳐봐야 달라질 것 없다는 기분 .
(이런 기분 때문에 기업들이 그렇게 정치에 간접적으로 돈을 썼던 것일까요? )

재벌이 아니어도 할수 있는 일인데 세상을 보게 되면서 우리나라에 재벌 특권의 힘을 느끼게 되면서 점점 부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수입쇠고기가 들어와도 관심가지지 않고 고민하지 않아도 좋은 한우 사서 먹을 수 있고,의료보험 민영화가 되어도 좋은 시설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니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대운하로 인해 대한민국이 물에 잠길 수 있다고 해도 외국의 안전한 별장에서 지내면 될 것 같고,교육 자율화 어쩌고 해도 우리 지희에게 비싼 사립학교나 과외로 편하게 교육시킬 수 있을것 같고, 등등 참 이런 고민없이 살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되니 부러워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들도 그들만의 고민이 있겠지만 괜한 세상걱정은 안해도 먹고 살수 있을거란 막연한 부러움이 생깁니다.

이런 복잡한 심정에 왜 나는 재벌을 꿈꿀 정도로 야심을 가지지 못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삼성동 살던시절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니었음에도 누구는 그 나이에 MS 를 만들었다는데 왜 나는 그 당시 조금 더 사회에 눈을 뜨지 못했었나 하는 자책도 하게 됩니다.
어느때는 강남에 살던 과거와 지금의 강남에 사는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욕심으로,
어느때는 존경받는 기업인과 사회에 봉사하는 분들에게 작은 정성조차 못하고 있는 나의 부족함에 재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뉴타운에 포함되기를 바라고,자신의 부동산이 조금이라도 오르기를 바라고 하는 이유도 어쩌면 상대적 박탈감에 '혹시 나도' 하는 희망을 가지는 욕심이라기보다는 그런 희망이라도 없으면 우리나라의 삐뚤어진 자본주의에서 살아가기가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TV 드라마에서 현실에서 보기 힘든 멋진 재벌들과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신데렐라,줌마렐라를 꾸준히 보게 되고 관심을 갖는 것도 우리 자신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자리에서 내 몫을 다하면 될 것이라 여겼던 모든 일들이 점점 부질없게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느끼는 박탈감이 사회문제가 되면 범죄로 나타나기도 할 것입니다.

제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제가 재벌이 되지 못할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불현듯 찾아오는 찾아오는 욕심은 워렌 버핏과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열심히 벌어서 좋은 일을 할수도 있었는데 왜 그런 욕심을 가지지 못했나 , 그런 생각을 일찍 알지 못하고 꿈꾸지 못했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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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일한 박사님처럼 멋진 유언을 남기면서 죽을 수 있는 나를 꿈꾸기도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는 속담은 속담일뿐 교육에서부터 사회생활과 정치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잣대를 드리우고만 있는 듯 합니다.
재벌의 꿈은 가질 수 있지만 굳이 재벌의 꿈을 가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나라는 아직 아닌 듯 합니다.
그래서 재벌이 될 수 없는 저는 쇠고기에 관심 갖고 나하고 당장 상관없는 대운하와 의료보험민영화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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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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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8 11:2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마음의 재벌이 되면 됩니다.
    • 2008/05/08 21:1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마음과 꿈은 항상 재벌입니다. ^^
  2. 2008/05/08 14:2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 어렸을 때 돈 욕심도 없고, 순진하다고 주위에서 칭찬했었죠. 돈이나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은 2살 아래인 남동생이 더 많아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상황이 역전되었달까요....제가 오히려 돈돈돈 노래를 부르고, 명품을 꿈꾸고, 부자를 꿈꾸는 반면, 동생은 든든한 직장 얻고 빨리 결혼해서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하네요. 제가 너무, 닳아버린걸까요...
    • 2008/05/08 21: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가끔 어렸을 때 세속적이지 못한 내 자신의 모습이 후회되곤하네요.
      하지만 그 모습도 역시 제 모습이었고,지금도 바꾸려고 해도 쉽지만은 않네요.
  3. 2008/05/08 17:3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저두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이웃을 돌아보고부터는...돈..악착같이 모아보자는
    생각을 해봤어요.
    돈..가지고 있음 뭐해요 함께 나누며 따뜻한 세상이
    제가 원하는 그런..세상인데..
    아직까지 재벌들은 자기들에게만 돈을 투자하죠.
    그게 현실이고...
    • 2008/05/08 21:14
      댓글 주소 수정/삭제
      언제 한번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보는데 제 주변에서도 그렇게 현실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저와 등지고,이젠 연락도 안하는 친구들이 꽤 되더군요.
      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안했는데 가끔은 내가 너무 고지식한 것은 아니었나 후회가 되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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