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기 탁아문제에 대해 한바탕 마누라와 싸우고 어머니하고도 싸우고 진탕 술에 빠져 새벽 4시에 집에 왔었습니다.
이번주 내내 지희를 친정에 보냈었는데, 29일 가서 아기를 안고 있으니 아기가 저를 불편해 하면서 울기시작한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몇일을 절 못 보더니 제가 안는게 불편하였던 모양입니다.
그 전에도 주말에 잠깐식 친정에 다녀오면 하루정도 저를 불편해 하기도 했었지만, 그렇게 크게 울면서 저항한 적은 없었는데 , 속으로 맘이 많이 상해 있었던 터인지라 아이를 맡기는 문제에 제가 좀 날카라워져 있었나 봅니다.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있는 마누라와 그냥 어린이집에 맡기면 안되느냐고 실랑이를 한바탕하게 되었고, 거기에 어머니도 왠지 자꾸 아이 맡는 거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해서 결국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아기를 매일 못 본다는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실감을 못하고 단순히 어머니에게 맡기면 된다는 생각만을 하던 터라 아기에 대한 불안과 아기를 자주 못본다는 불안이 갑자기 밀려오니 참 많이 북받쳤습니다.

몇일전 도저히 아기를 못보고는 못 살겠다며 어린이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었는데, 주변에 영아를 돌보는 곳이 한곳 밖에 없었습니다.
그곳도 현재는 영아는 없고 거의 큰애들이라 맡기면 아이들 속에 혼자 있는 아기가 되어버린다는 생각에 쉽게 맡길 수가 없겠던지 아기를 못보더라도 어머니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마누라는 결정을 하였지만, 저 역시 아기가 절 못 알아보고 불편해 한다는 생각이 들고서는 그래도 매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고 하던 것이 쉽지만은 않게 되어 버려 속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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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볼때 조금 삐져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는 지희.

가는 택시안에서 조금씩 눈물을 흘리던 아내는 아기를 맡기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지희는 맡겨지는 지도 모르고 그냥 뚱한 표정으로 그렇게 저희를 배웅했습니다.
정말 단순히 생각했는데 아기를 맡기는게 이렇게 어려운 결정인지 그전에는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장모님도 못 봐주시는 형편이 지희에게 미안하셨는지, 와서 보고 가시면서 눈물을 훔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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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곳에 왔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옹알이를 하는 지희.

집에 도착하니 마누라가 또다시 통곡을 합니다.
아기 물품이 하나도 없다고요.
천장에 매달린 모빌만 혼자 처량히 흔들리더군요.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 역시 눈물이 나려해서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아내가 일을 안한다는 것을 저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고급인력이고 능력도 인정받는 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떠안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오늘 아기를 맡기게 되고보니 차라리 일을 그만두게 할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떠오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가지고 아기 키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몸소 겪게 되니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내가 그러더군요.
국내에서 잘 나간다고 하는 회사에 그 좋은 건물에 어떻게 아이 맡길 수 있는 시설도 없어서 아이와 부모를 떨어뜨리게 만드는지 답답한 나라라구요.
시설만 있으면 자신이 안고라도 출근하겠다고 말하는데도 말이죠.

아직 저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이래서 맞벌이는 그냥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마누라 왈 ' 나 이제 더 독해질거야 '.
아기를 위해서 더 독하게 일을 하겠다는 마누라를 보면서 정말 독해야지 우리나라에서는 일하면서 애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저도 이젠 독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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